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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인터뷰

2010 한국 보드게임콘 탐방기


지난 7월 21일부터 24일까지 코엑스 전시장에서 '2010 보드게임 콘'이 열렸습니다. 단성사 건물, 경마공원, 청계광장 등 매년마다 장소를 바꿔가며 개최되었던 보드게임콘. 사실 '컨벤션'이라는 취지에 있어서는 코엑스 홀이 어울리는 장소이긴 했지만, 유료입장이라는 점. 그리고 사실상 행사 자체가 보드게임보다는 캐릭터 페어와 국제 만화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의 부대행사로 진행되었기에 온전한 행사의 느낌은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긴 했습니다. 






이처럼 사실상 삼성역 주변에는 보드게임콘에 대한 홍보 배너보다는 캐릭터 페어나 국제 만화 애니메이션 배너가 도배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에서 보드게임의 위치를 나타내주는 반증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적게나마 배너가 설치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기더군요. 적어도 '보드게임'이란 단어가 흥미를 끌 수 는 있을테니까요. 




전체 비중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체 홀 가운데서 대략 1/6 정도 되는 공간만이 보드게임 섹션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에센 페어때도 코믹 페어와 같이 진행되었었는데, 그때는 보드게임 컨벤션의 1/10 정도의 공간에서 코믹 페어가 진행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상황이 완전히 역전된 셈이긴 했습니다. 씁쓸하다기 보다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현실은 현실이니까요.





공간은 평년에 비해서는 좁은 편이었습니다. 1년에 한 번 있는 공식행사 치고는 확실히 축소된 분위기이긴 했지만, 사실 그 안에 입주한 기획사나 자리가 아주 많지는 않았기 때문에 북적북적하고 정신없거나하는 분위기도 아니긴 했습니다. 




상대적이긴 하지만 아쉬운 점이 또 있긴 했습니다. 참여한 업체 자체가 많지도 않았을뿐 더러, 대부분의 제품들이 어린이용 가족용 게임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실 자체 개발 업체들 대부분은 자사의 게임 라인업이 이런 게임들이고 출시 제품 대부분을 들고 나왔기 때문에 종류가 다양하지 않았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것이긴 했습니다.

그러나 코리아 보드게임즈처럼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회사의 경우에도 비교적 한정적인 자사의 제품만을 가지고 나왔기 때문에 보드게임에 익숙한 마니아들이 함께 하기에는 다소 심심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사실 보드게임 컨벤션을 준비하면서 컨벤션의 방향성을 잡는 점에 있어서 고민을 했을 수 도 있습니다. 독자적으로 진행했던 평년에는 참여 업체들의 라인업도 다양했고, 제작사가 아닌 판매 업체들도 부스를 차려서 게임 마니아들에게도 신나는 장이 되긴 했었죠. 

그러나 캐릭터 페어, 만화 애니메이션 페어와 함께 진행되는 이상 보드게임콘을 지나는 대부분이 어린 자녀들이 있는 가족인 것을 감안할때 콘의 구성 자체를 아예 가족 게임 / 교육용 게임 위주로 맞춘 것이라고 달리 생각할 수 도 있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방향성일 수 도 있겠지만, 그렇기에 더욱 일년에 한 번 있는 축제로서는 아쉬운 부분이 컸습니다.

다만 중고등학생 이상이 즐길 수 있는 라이센스 전략 게임이나 수입 게임들이 진열될때 그 행사가 단순히 진열만으로 그냥 지나치는 관객들에게 보드게임의 진면목을 전달할 수 있는 가의 여부는 또 따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린이/교육용 게임 위주로 진행되었던 행사가 마니아들에게 다소 박했다면, 전략 게임일 경우는 그 반대의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제일 좋은 방법은 더 넓은 공간에서 체계적인 섹션을 나눠서 진행하는 것이겠으나 그것도 재정이나 기타 여건이 수반되어야 가능하겠죠. 다음해는 좀 더 나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헥서스], [피퍼]로 잘 알려진 조엔의 부스입니다. 국내 보드게임 개발의 실물 제작을 해주고 계신 곳이기도 하죠. 몇몇 교육용 게임 라인업을 갖추고 있습니다.





올해 대한민국 우수 게임 공모전 수상작인 [큐피드]입니다. 제품 출시와 함께 제작사인 Deinko가 런칭을 했습니다. 따라서 출시 게임도 단독으로 나왔습니다.


한국 보드게임 제작자 모임의 일원이기도 한 큐피드님의 노작으로 입체형 도형 퍼즐과 카드 운용을 합친 게임입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교육용 자료 / 보드게임 유통사인 생각투자의 제품들입니다. 비저너리의 [카트라이더], [블록버스터] 등을 비롯해 라이센싱 수입제품들인 [쿼리도], [마라케쉬], [펜타고], [하노이탑] 등을 선보였습니다. 선보인 게임들의 종류와 난이도도 다양해서 많은 사람들이 머무르는 부스이기도 했습니다. 






보드게임 마니아들에게 잘 알려진 라벤스부르거 게임의 수입사인 바코의 부스입니다. 디즈니 캐릭터를 이용한 퍼즐게임들을 비롯해, 잘 알려진 '라비린스' 시리즈. 그리고 우리에게는 잊을 수 없는 게임 [푸에르토 리코] 등이 보입니다.





교육용 게임 제작업체로서는 최대의 라인업을 자랑하는 행복한 바오밥의 부스입니다. 보드 형태의 꽤나 전략이 가미된 게임들을 비롯해 간단한 카드 게임까지 자사의 제품들이 정말 풍성한 곳이기도 합니다. 



 



[젬블로]로 유명한 젬블로 코리아. 이번에 회사 로고를 일신하고 역시 젬블로 라인업을 대거 들고 나왔습니다. 그 외에 나무하나의 [해달별 이야기 펭귄C]라던지 독특한 느낌의 젠가형 게임 [우드맨]도 이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게임들이었습니다.


젬블로 코리아가 빼놓을 수 없는 대형 젬블로입니다.






[아스루스]로 알려진 피스 크래프트의 부스입니다. 아직 콘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은 여전히 [아스루스] 뿐이긴 했습니다.


당연히 [아스루스]의 할인 판매가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현재 [아스루스]는 점수 계산용 유리토큰이 없어지고 획득한 카드로 점수 계산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버젼이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저희도 현재 테스트 단계인 새 버젼을 플레이 해봤는데요, 유리토큰을 만지작 거리는 손맛은 없어졌지만, 오히려 게임의 전략성은 더 높아졌습니다.


아울러 보드게임 협회에서 주관한 2010년 보드게임 공모전 (위의 [큐피드]가 받은 공모전과는 다른 시상입니다.) 수상작인 [피겨 그랑프리]의 선주문도 받고 있었습니다. [피겨 그랑프리]는 9월 출시 예정이라고 합니다.






판매 업체로는 유일하게 참가한 메이게임의 사이트인 루비콘의 부스입니다. 다양한 수입/라이센스/ 국내 게임을 다루는 웹사이트입니다. 판매 업체라 다루는 게임들은 비교적 다양한 편인데 부스가 작아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루비콘 사이트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게임들을 판매한 건 아니었고, 비교적 쉬운 난이도의 게임 몇개에 한정되긴 했었지만, 그 가운데도 꽤나 괜찮은 제품들을 싸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역시 제일 큰 위용을 자랑하는 곳은 코리아 보드게임즈였습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코리아 보드게임즈의 제품들 가운데 비교적 쉬운 난이도의 게임들 위주로 전시/판매 되었습니다. 또 [슈퍼 스탁스]. [디노 비즈니스], [루비 글룸]등 플레이오프사의 게임들을 코리아 보드게임즈가 다루게 되면서 역시 이 곳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벤트 중이어서 그런지 [우봉고]가 인기 있었습니다. 대형 우봉고에는 아이들이 많은 관심을 가졌고요.





코리아 보드게임즈의 또 하나의 주력 소개 제품은 [모노폴리]였습니다. 아무래도 제품 탄생 75주년 기념과 맞물린 이벤트였는데요, 대형 모노폴리 판을 비롯해서 마스코트인 '미스터 모노폴리 (Rich Uncle Pennybag이라고도 불리우는)'의 탈인형도 선보였습니다. 물론 어린이들에게 인기만점이었습니다.






설문조사 참가후 당첨 여부를 즉석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이벤트도 있었습니다. 경품 가운데는 아이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아이폰(그림으로)'라고 되어 있을까요? 퀴즈입니다.



그외에 몇몇 테이블에서 게임들을 찍어 봤습니다.


행복한 바오밥의 게임들이 솔찬히 인기를 끌었습니다. 구성품도 예쁜편이고 실제로 해보면 어지간한 전략게임 못지않은 재미를 지니고 있는 편입니다.



콤포넌트로 한수 먹고 들어가는 [마라케쉬]입니다. 역시 전략성이 괜찮은 게임이죠.




비저너리의 [블록버스터] 새 버젼입니다. 그런데 꼬마 친구는 정규 룰보다는 그냥 타일 놓기에 만족하고 있는 듯.




[도미니언] 테이블은 이곳 저곳에서 보여졌습니다. 그리고 예의 명작 게임답게 열띤 모습을 보였습니다.




BM은 처음 금요일 날 참여했고, 다음날인 토요일에도 잠시 방문했습니다. 확실히 토요일이 사람이 더 많긴 했지만, 위에서도 언급한 소소한 아쉬움 때문인지 북적이는 가운데서도 약간 허전한 면면이 없지않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2010년 콘에서 보여진 모습들 역시 보드게임이 갖고 있는 정체성의 일부를 충분히 차지하고 있겠죠. 바라는 바는 다음에는 정말 넓은 영역대의 세대와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우리들만의 잔치가 펼쳐지는 콘이 되기를, 그리고 이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보드게임에 대한 다양한 면모들을 알게 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촬영에 응해주신 한국보드게임콘 참가 업체들에게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