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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캠핑장의 난동을 주사위로 굴린다 [곰이다!] (Bears! / 2011)

[캐슬 패닉] 시리즈로 유명한 제작사인 파이어사이드에서 2011년 발표한 [곰이다! (Bears!)]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어감의 단순함이 게임의 진행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간단한 주사위 게임입니다.

게임의 테마는 수많은 캠퍼들이 있는 캠핑장에 갑자기 무시무시한 곰이 난입한다는 설정. 아찔하지만 가족 게임 테마이니만큼 실제로는 폭소를 터뜨릴만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주사위로 잘 구현해 냈습니다.


게임의 구성품 종류는 단 두 가지. 각 플레이어들이 다섯 개씩 갖고 진행하는 플레이어 주사위와 참여 인원의 5배수로 사용하게 되는 캠핑 주사위들입니다. 게임이 시작되면 흰색의 캠핑 주사위를 모두 굴리고, 이와 동시에 플레이어들도 자신의 검은색 플레이어 주사위들을 굴립니다. 중앙에 굴려진 흰색의 캠핑 주사위에는 곰 그림과 텐트 그림 두 가지가 있는데, 각 플레이어들은 자신이 굴린 주사위의 결과를 이 캠핑 주사위들과 1대1로 대응시켜 가져옵니다.

이를테면 곰 그림은 플레이어 주사위의 총 그림과 맞춰야 하고, 텐트 그림은 '도주' 그림과 맞춰야 하는 식의 방식이죠. 조합을 맞추기가 어려울 경우 자신의 플레이어 주사위를 다시 굴릴 수도 있지만 함께 플레이를 하던 중 누군가가 5개를 맞추면 그 즉시 라운드가 종료되는 순발력 게임이기 때문에 좋은 주사위 결과만 바라며 마냥 굴려댈 수 도 없고요. 누군가가 5개를 맞춰 '곰이다!'라고 외치면 그 즉시 라운드는 종료되고 그 때까지 조합한 결과에 따라 각자 점수를 받게 됩니다.


물론 이것만이 게임의 전부라면 실망스러울 만하죠. 당연히 변주의 요소가 있는데, 플레이어 주사위에 그려진 침낭 그림입니다. 침낭 그림은 반드시 텐트 그림과 조합이 되어야 하고, 성공했을 경우는 다른 조합보다 고득점인 5점을 받게 됩니다. 여기서 '성공'이라 함은 라운드 종료 후 남은 캠핑 주사위 중에 곰 그림이 없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만약 남은 캠핑 주사위에 곰 그림이 있다면 텐트와 조합된 침낭 마크는 개당 2점씩 감점을 받습니다. 산술적인 점수 계산 설명이 빡빡하다면... “곰이 이미 퇴치 되었음을 알고 천연스레 침낭 안에서 숙면을 취한 캠퍼는 5점을 받되, 아직도 캠핑장에서 곰이 난동을 부리는데도 태평스레 침낭에서 잠을 자는 캠퍼는 감점을 받는다”는 식으로 이해하면 될 듯 합니다. (그게 디자이너의 의도인듯 하고요.)


기본적으로는 순발력 게임이기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나름 좋은 결과를 바라며 도전을 계속 할 수 있으므로 파티 게임 특유의 보편적인 재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종별 주사위가 20개씩 포함되어 기본적으로는 4인 플레이까지 가능하나, 추가 세트를 구매해서 8명, 혹은 12명씩 다수의 인원이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고요.

주사위를 '굴리는' 게임이다보니 플레이시에 평평한 바닥이나 테이블은 필수이고, 참여 인원이 늘어날수록 더욱 넓은 공간이 필요합니다. 특히 순발력이 관건이 되는 게임이다보니 라운드마다 모든 주사위를 굴리는 역할을 누가 해야하느냐에 대한 의견도 분분한데, 유튜브 등에 돌아다니는 영상을 보면 게임에 참가하지 않는 판정관 역할의 멤버가 굴리는 모습이 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말그대로 가벼운 파티 게임이기에 사실상 누가 굴려도 큰 문제는 없지 않나 싶네요. 다만 재차 강조하자면 넓은 테이블은 그나마 게임다운 진행을 위해서는 필수적입니다. 뭐니뭐니해도 속편하게 바닥에서 하는게 최고고, 그게 캠핑이라는 테마에 더 충실하다고 말하면 좀 과장이려나요?


아무튼 짧은 시간 동안 모두가 즐겁게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을 간단한 게임입니다. (당연하겠지만)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함께하기에 제격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