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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보드게임 입문자들이 반드시 타봐야 할 기차 [티켓 투 라이드] (Ticket to Ride / 2004)


제한된 일반화이긴 하지만 스테디 셀러로서의 보드게임의 요소 가운데 보편성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새로운 이들을 보드게임에 끌여들일 수 있는 좋은 요소이기도 하고요. 어떻게 보면 보편성은 전략 게임 마니아들이 생각하는 참신함이나 기발함과는 조금은 유리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알란 R. 문의 [티켓 투 라이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작사인 데이스 오브 원더의 효자 게임이고 지금까지도 계속 그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중요한 규칙은 굉장히 기본적인 요소들만 담은 편이고요. 물론 출시연도가 2004년이니 벌써 나온지 8년이나 된 게임이긴 하지만요.



플레이는 길 연결과 셋 컬렉션의 아주 기본적인 결합입니다. 플레이어들은 맵으로 구현된 지점을 카드 조합을 통해서 이어가야 합니다. 각 구간은 최소 한 칸부터 최대 여섯칸으로 구성되어 있고, 구간의 수와 같은 장수만큼, 아울러 선로의 색깔과 같은 열차 카드들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필요한 카드를 얻는 것이 게임의 관건인데,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1) 이 카드를 얻거나, 혹은 2) 카드를 놓아서 구간을 완성하는 행동을 선택해야 합니다.




뻔하게 카드를 모아서 구간을 이어가는 방식이라면 게임이 치열해질리가 없죠. 여기에 흥미를 더하는 것은 바로 중요한 요소중 하나인 목적지 카드입니다. 목적지 카드는 지도상에 있는 두 지점을 연결한 카드입니다. 게임이 종료되기 전 목적지 카드의 소유자는 두 구간을 어떠한 경로로든 이어야 합니다. 만약 목적지 카드의 구간 연결을 달성한다면 명시된 점수를 얻게 되지만, 하지 못한다면 그만큼의 감점을 얻게 됩니다.

목적지 연결이 게임 종료후 점수를 가감하는 요소가 된다면, 게임중에는 구간 연결 후 즉시 구간의 길이만큼 점수를 얻게 됩니다. 물론 점수는 구간의 길이에 따라 비례하고요.




[티켓 투 라이드]는 자신만의 카드 조합을 만들며 길을 연결해나가는 재미, 여기에 자신이 필요한 길을 이어가면서 상대방을 견제하는 두 가지 요소가 조합된 게임입니다. 상대방 견제를 의도하지 않았다해도 어쨌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해나가는 자체가 아기자기한 재미를 이끌어 냅니다. 사실 입문용 게임으로 [티켓 투 라이드]를 추천하는 본질적인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열차 카드를 모으거나, 기차를 놓거나, 목적지 카드를 모아라' 이 3가지거든요.


그 가운데서 최장 6칸의 기차를 놓아서 15점을 얻는 쾌감, 또, 상대가 모르게 원하는 구간을 연결하는 만족감에 반해, 원하는 열차 카드를 다른 플레이어가 가져간다던가, 구간이 막히는 딴지의 요소도 있고요. 개인이 달성해가는 목표와 방해의 조합이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보드게임의 단골 테마인 철로 게임에 있어서 가장 간단하고 기본적인 방식을 소개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 아직도 보드게임계가 이 놀라운 시리즈에 빚지고 있는 부분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한 확장이라고 표현할 정도는 절대로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비교적 많은 확장과 독립 게임들이 나온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 중 [티켓 투 라이드 유럽]은 새로운 요소들의 가미로 본판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기도 했고요. 카드와 주사위 버젼까지 있을만한 스핀오프들은 다 나온 상황에서 2010년에 있었던 맵 컨테스트의 수상작들을 패키징해서 내놓은 '맵 컬렉션' 시리즈는 다시금 '티켓 투 라이드 월드'에 새로운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본 리뷰에서 사용된 카드는 USA 1910 확장 카드입니다. 이도훈님께서 알려주셨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