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탐방/ 인터뷰

2013 일본 게임 마켓 탐방기 #1



지난 4월 28일 도쿄 연안의 인공섬인 오다이바내의 전시장 빅 사이트에서 도쿄 게임 마켓이 열렸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사쿠사 시내에 있는 건물내에서 진행되었지만, 올해는 규모를 넓혀서 일본 최고의 전시 행사장 중 한 곳인 빅 사이트로 옮기게 된 것이죠. 이것만 해도 큰 의미를 갖는 행사가 되었습니다.



오다이바는 레인보우 브릿지, 후지 TV, 도쿄타워 등으로 유명한 관광지입니다. 어짜피 게임 마켓이 하루 코스의 행사인지라 올해 도쿄 게임 마켓 참가자들은 게임 마켓 참관 외에도 부대적인 여행을 즐기기에 좋은 여건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다만 오다이바 내를 돌아다니기 위해서는 모노레일 800엔을 지불해야하는 점이 있지만, 어짜피 풀 코스 관광을 고려하자면 적절한 비용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임 마켓이 있던 날은 그 다음날인 월요일까지가 휴일인지라 평소에 비해서는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다고 하네요.




개장 시간 전부터 장사진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도 도쿄 게임 마켓은 에센 같은 컨벤션에 비해 반나절 정도면 알차게 돌아볼 수 있는 규모이긴 합니다. 그래도 일찍부터 들어가서 나쁠건 없죠. 다행히 날씨는 비교적 선선한 편이었습니다. 지난해보다 조금 이른 시기에 행사가 있어서였겠죠.




도쿄 빅 사이트의 전경입니다. 우리나라의 코엑스나 킨텍스처럼 종합 행사 공간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루뿐인 행사임에도 생각보다 시작이 늦어졌습니다. 평소에 비해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서 행사가 진행되어서인지 접근성이 약간 안좋아서였을까요. 거의 대부분의 부스가 늦게부터 설치를 시작했지만, 설치형 보다는 대부분 배치만 하면 되는지라 곧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럼에도 실제 시작은 한 시간 정도 늦어졌습니다.




저희도 미팅 약속을 잡은 터라 카나이 팩토리에 먼저 가려고 했지만, 문이 열리자마자 마치 소방차에 호스가 연결되듯 세이지 카나이의 신작을 예약한 사람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었습니다. 결국 미팅은 행사 이후로 연기.



역시 화제의 작품은 신작인 [성패]였습니다. 그 외에 [러브 레터],[대상인] 등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카나이의 또 다른 게임 [로스트 레거시]는 제작사가 다른 퍼블리셔인 원드로우인 관계로 이 장소에는 없었습니다.



메이드나 복면 등 일본틱한 코스프레는 게임 마켓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죠.



보드엠과 친분이 있는 곳 게임 바네스토. 사장님인 마사유키 나가노씨가 개점부터 분주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보드엠에서 할인 판매한 물건 일부를 이 곳에 공급하기도 했습니다. (이 시기 즈음에 엔저 현상 분위기가 일어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엔고 분위기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죠.



게임 마켓에서 판매되는 소규모 퍼블리셔의 대부분은 제한된 수량만 생산되고 조금만 인기가 있으면 순식간에 품절 후 저렇게 재생산 중이고 예약을 받는다는 공지가 뜨게 마련입니다. 비용이 아주 저렴하지는 않음에도 게임의 부피들이 크지 않고, 짭짤한 재미를 주는 아이디어 게임들이 많아서 가능한 일이죠.




생각보다 추상 전략 게임 출품작들도 많이 있습니다. 여기에 테마를 입히거나, 아니면 기존 게임의 변주들도 많고요. 아울러 일본식 장기인 쇼기의 변형 형태의 게임들도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순전히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카드 레이싱 게임인 [스피드 덱]입니다. 게임은 플레이해보지 못했지만, [로얄 터틀] 같지는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네 두말할 필요가 없는 자랑스런 게임 [길드 홀]의 일문판입니다. 제목이 [길드 마스터]가 되어 발매되었습니다.



[길드 마스터]의 제작사인 아크라이트는 그 외에 유명한 해외 퍼블리셔의 게임들의 일본 버전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AEG의 게임 [스매시 업]도 일본어판이 나왔습니다.




지난 해에 참 깊은 인상을 남겼던 오잉크 게임즈. [하타리]의 디자이너인 준 사사키가 이끄는 업체죠. 지난해부터 눈여겨 봤던 [모던 아트]의 우표 버전을 살까했으나....



올해는 이 게임 [코바야카와]가 눈에 더 들어 왔습니다. 명실공히 오잉크 게임의 대표작으로 테이블에서도 가장 화제의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은 간단한 경매 시스템입니다. 1부터 15까지 쓰여진 숫자 카드를 내놓거나 혹은 중앙에 공개된 숫자를 갱신합니다. 최종 목표는 손에 있는 카드를 비딩해서 이기는 것, 뻔한 게임같죠? 그런데 비딩한 카드 중 가장 작은 숫자를 중앙의 숫자에 더한다는 함정이 있습니다. 따라서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하타리]에서처럼 예상치 못했던 부분으로 사람을 깜놀하게 만드는 시스템이 일품이었습니다. 비딩용 칩이 실제 메탈 동전이어서 그런지 작은 사이즈임에도 2,000 엔이라는 비교적 높은 가격이었지만 순식간에 품절. 한바퀴 돌고 와서 구입하려고 했다가 놓치고 말아서 행복한 바오밥의 도움으로 간신히 하나를 구입했습니다.





도쿄 게임 마켓은 미니어쳐 마니아들도 만족할만한 행사입니다. 디오라마 분위기로 진행되는 밀리털용 게임을 위한 유닛 판매 및 시연도 활발했습니다.



그냥 설치형 전시물 같지만, 이게 실제로 게임입니다. 더스트 탁틱스 워페어 같이 실제 필드에서 메져먼트로 공방을 하는 거죠. 실제로 저렇게 게임을 하기란 쉽지 않겠습니다만은...



이런 RPG 분위기의 미니어쳐 게임도 곳곳에서 진행중이었습니다.





각종 게임의 할인 판매도 빼놓을 수 없죠.




신간 소개도 있었습니다. 게임 퍼블리셔이자 평론가인 타쿠야 오노씨의 책인 [보드 게임 월드]가 이날 첫 선을 보였습니다.



수많은 보드게임을 망라할 수는 없으니, 테마별로 베스트 보드게임을 꼽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풀 컬러고요.





역시 [텍사스 좀비]보다는 좀 더 다가오는군요. 게임 자체가 하나의 프랜차이즈가 되어버린 [캣 앤 초콜렛]입니다. 그런데 맨 오른쪽 저것은...?



네, [캣 앤 초콜렛]의 학원판 버전입니다. 사실 이 게임이야말로 테마 변용으로 무한한 버전이 나올 법 하죠.




중간에 보면 코스모스의 2인용 게임 [타르기]가 보입니다. SDJ 후보에도 올랐던 게임이지만, 독어판이 잠시 절판 되었다가 이제 영문판의 재발매가 준비중인 작품이죠. 그런데 아예 일본 퍼블리셔에서 일어버전이 먼저 나왔습니다. 그것도 일본에서 만든 오리지널 아트워크로요. 이제 영미권의 리퍼블리싱 보다 더 빨라지는 게임도 있는 거죠.




원드로우의 부스. 세이지 카나이의 신작 [로스트 레거시]를 판매중입니다. 카나이의 단독 작품이 아니라 하야토 기사라기와 함께 작업했습니다. 이 게임에 대해선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엄청난 인기였고, 부랴부랴 확장 카드도 주는데... 말그대로 테스트 플레이 수준의 확장 카드여서 저렇게 핸드메이드용 출력물로 주는 진풍경이 생겨났습니다.  (게다가 확장은 일어버전만..)




이런 큼지막한 포커칩 세트도 팔고 있었습니다. 하나 사면 쓸만할 듯 해서 군침이 돌았으나..




물론 보드게임에 각종 토큰과 주사위, 카드 슬리브가 빠질 수 없죠.




이 게임은 일본 오리지널 디자인이 아닌 예전에 나온 게임의 재판 버전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친히 치즈 모자를 쓰고 시연을....



각종 RPG와 TCG 에 관련된 서적과 잡지들도 호황이었습니다. 전반적인 게임 마켓의 큰 그림은 보드게임에만 국한되지 않고 미니어쳐, 그리고 TCG, RPG 등이 결합된 행사임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예, 이렇게 새로운 포부로 시도하는 아마추어들의 게임들도 빼놓을 수 없고요....



(2부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