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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인터뷰

2010 Essen Spiel #10 - 한국관, 페어플레이 차트, 마무리


마지막 날 리포트가 좀 늦었네요. 오늘은 한국관으로 가봅니다.

가는 길에 퀸의 신작 판매 가판대. 으리으리하죠.


하나 짚고 넘어갈 게임이 있으니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올림푸스]입니다. 그리스 신화를 배경으로 하는 전략 게임이죠. 에센 페어 플레이 차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콤포넌트도 상당히 튼실하고요. 곧 판타지 플라이트 게임즈를 통해서 나온다고 하네요.




자 도착한 한국관 입니다. 한국 퍼블리셔들이 연합으로 부스를 차린 것은 지난해와 같지만, 올해는 판매용 가판대와 게임을 체험해볼 수 있는 체험 영역이 딱 나뉘어 있었습니다. 위치는 4 관의 초입 자리였는데, 사실 위치상으로 따지면 상당히 자리가 좋은 편입니다. 지난해 보다는 부스 한 칸 정도의 공간이 줄어들었는데, 사실 그다지 큰 차이가 나는 편도 아니었습니다. 그만큼 연합 부스의 규모가 큰 편이거든요.

퍼블리셔들이 연합으로 부스를 차린 것은 일장일단이 있다는 것이 중평인데, 장점으로는 부스의 규모때문에 눈길을 끌 수 있다는 점이죠. 올해도 그 득은 톡톡히 봤습니다. 또 퍼블리셔의 담당자들이 서로 상부상조해서 운영을 해나가기 때문에 기간동안 심정적으로도 좀 마음이 놓였고요.

반면 여러 게임들이 함께 모여있다보니 각각의 게임들이 좀 '묻히는' 경향도 여전히 있었습니다. 일본의 경우 -어떤 과정을 통해서인지는 차치하고- 지난해에 비해 퍼블리셔 별로 나뉘어진 부스로 각개 활동을 하는 형상이었는데요, 그러다보니 특정 게임이 확실하게 눈길을 끄는 면면이 있었습니다. 싱가폴의 경우도 퍼블리셔가 두어군데인데, 두 곳이 완전히 떨어진 채로 각각의 게임 홍보에 더욱 집중하고 있었고요.

아마 효율적인 부스 운영은 앞으로도 계속 궁리를 해야할 듯 합니다.



젬블로 코리아는 올해도 젬블로 대회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렇게 대대적인 토넌먼트 전으로 열리는 부스는 사실 에센 박람회 장 내에서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는데요, 이 덕분에 젬블로 코리아는 화제를 톡톡히 모았습니다.


초대형 젬블로는 올해도 선을 보였습니다. 한편으로는 [젬블로] 계열의 게임들만 반복 양산을 하는 점에 대해서 회사쪽이 고민들을 많이 했는데요, 그 작은 결실이 올해 선을 보였습니다.




매직 빈의 간단한 블럭쌓기 게임인 [셰이크 앤 셰이크] 이렇게 간단한 게임은 지나가면서 즉석 체험하기가 좋습니다.



젬블로 코리아의 [우드맨]입니다. 젠가 스타일의 게임 같지만, 실제로 해보면 상당히 재미난 게임입니다. 미니어쳐 도끼를 사용하기 때문에 나름의 타격감도 느껴지고, 소소하게나마 스트레스 풀이로도 효용성이 있어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올해 '우수 게임 지원 공모전'의 보드게임 부문 수상작인 [큐피드]입니다. 3x3 형태의 블럭을 먼저 조립하는 것이 목표인데, 단순히 블럭 조립을 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에 있는 카드들을 운용해서 적절한 부품(?) 들을 가져오거나, 혹은 상대방의 것을 뺐을 수 있습니다. 간단해 뵈지만 막상 해보면 난이도가 상당한 게임입니다.




(주) 조엔은 지난해의 [헥서스]에 이어서 올해 멘사 지정게임인 [아레나 서클]로 참여했습니다. 아울러 지금은 코리아 보드게임즈로 판권이 이양된 [수퍼 스탁스]도 여전히 선을 보였습니다.



한국 퍼블리셔들 가운데서 전략적인 면이 가장 강한 게임을 선보이는 곳은 (주) 피스 크래프트입니다. 지난해 참가작인 [아스루스]에 이어 올해는 (보드엠과도 인연이 깊은) [피겨 그랑프리]로 참여를 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카드 운용이지만, 막상 해보면 굉장한 수싸움과 셋컬렉션의 전략이 필요합니다. 전략적인 면에서는 [아스루스]보다 훨씬 더 치열합니다. 그에 따라 룰도 변용할 수 있고요. 물론 BM에서 나중에 집중적으로 다뤄볼 예정입니다.



피스 크래프트의 경우에는 외려 지난해 작품이었던 [아스루스]가 올해 들어 해외 퍼블리셔들의 관심을 모으는 편이었습니다. 차근히 좋은 작품들이 빛을 보길 기대합니다.




젬블로 코리아에서는 [컬러미오]라는 카드 게임을 선보였습니다. 그런데 게임이 두 종류입니다. 하나는 [컬러 미오]로 정글 스피드나 할리갈리 스타일의 순발력 게임이고, 또 하나는 [컬러 미오 아트]로 셋 컬렉션 게임입니다.

현장에서는 [컬러 미오 아트]를 플레이 해봤는데요, 손털기의 깔끔함 맛을 느끼기에 좋고 플레이 진행이 빨라서 느낌이 좋았습니다. 역시 나중에 차근히  BM 에서 다뤄볼 예정입니다.








마치기 전에 페어 플레이 차트 결과를 짧게 이야기 해보죠. 일요일 행사 말미에 결정된 최종 결과입니다. 다시 아래쪽에 열람하자면...


1. 7대 불가사의 (7 Wonders)
2. 트루아 (Troyes)
3. 네브가도르 (Navegador)
4. 산업의 시대 (Age of Industry)
5. 올림푸스 (Olympus)
6. 뉘른베르크 행 첫번째 기차 (First Train to Nürnberg)
7. 키 웨스트 (Key West)
8. 비뉴 (Vinhos)
9. 플로렌자 (Florenza)
10. 1655 하베무스 파팜 (1655 Habemus Papam)

11. 그랑 크뤼 (Grand Cru)
12. 방콕 클롱스 (Bangkok Klong)
13. 메르카토르 (Merkator)
14. 아사라 (Asara)
15. 루나 (Luna)
16. 자반도르의 광산 (The Mines of Zavandor)
17. 스티치 마이스터 (Stich-Meister)
18. 20 세기 (20th Century)
19. 썬더스톤 (Thunderstone)
20. 피렌체 (Firenze)

21. 발명의 시대 (Era of Inventions)
22. 사프라니토 (Safranito)



일단 좀 싱겁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화제작 [7대 불가사의]가 무리없이 페어플레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빠른 게임 순환과 두어번 할수록 느껴지는 쏠쏠한 재미. 무엇보다도 이미 뉘른베르크 박람회에서 주목을 받은 점이 작용했겠죠.

반면 [트루아]나 [올림푸스], [키웨스트], [플로렌자], [1655 하베무스 파팜] 처럼 전혀 생각외의 게임들이 10위권 안에 들면서 뜻밖의 재밌는 결과를 체험하게 해주었습니다. [트루아]의 경우 차트와는 별도로 부스에서의 평들도 상당히 좋은 편이었고요.

영국 디자이너 마틴 월레스는 상위권에 두 작품이나 올려 놨습니다. 다만 그 작품이 최신작인 [런던]이 아닌 (그래도 신작은 신작인) [산업의 시대], 그리고 지난해에 발표한 [웬슬리데일 행 마지막 기차]의 재판인 [뉘른베르크 행 첫번째 기차]였습니다. 예상컨대 비교적 게임 플레이 시간이 평균보다 길고 브레인버닝이 센 월레스의 게임이니만큼 신작의 반응이 그만큼 늦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도 [런던]의 더 많은 이야기들은 오히려 한국의 열혈 월레스 팬들에 의해서 더 회자 되겠죠.

이태리 회사인 왓츠유어게임스의 [비뉴]는 지난해의 [바스코 다 가마]를 계승한 느낌인데, 이 회사가 다작인 편도 아니고 연혁이 깊은 편도 아니라서 그 선전이 두드러집니다. 마치 연례행사처럼 내놓는 게임을 상위권에 올려놓네요.

반면 유명한 디자이너들의 신작인 [메르카토르]나 [루나]는 생각보다 순위 외로 밀려나 있습니다. 물론 게임들이야 훌륭하겠지만, 차트라는 상대적인 개념, 그리고 기존작에 대한 기대치들이 섞인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19위와 20위에는 페가수스의 작품들이 있는데, 그 중 19위인 [썬더스톤]은 미국에서 이미 마르고 닳도록 회자되고 있는 힛트 시리즈가 오히려 뒤늦게 유럽에서 인기를 얻게 되는 경우라 [팬데믹]을 연상케하는 구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차트는 어디까지나 차트일뿐. 정말로 재밌는 게임, 보드게이머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플레이될 게임들의 이야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 아닐까요? 게다가 멋진 보드게임들은 앞으로 계속 나올테니까요.






이것으로 에센 리포트를 마칩니다. 확실히 지난 해보다는 훨씬 짧은 분량이 되었네요. 2009년 에센 리포트의 에필로그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다양한 것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첫 발걸음 특유의 속성이 2009년에 작용했다면, 2010년에는 약간의 익숙함으로 상대적으로는 간소(?)해진 리포트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여러분들이 즐길 수 있었던 여정이었으면 합니다.

역시 진정한 이야기는 이제부터입니다. 이제 수많은 게임들이 국내 유저들 사이에서 회자될때 BM도 역시 그에 동참하며 더 다양한 읽을거리들, 볼거리들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