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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진짜같은 고고학 유물 탐사 게임 - [테베 (Thebe)]


디자이너 : 피터 프린즈
퍼블리셔 : 퀸 게임스
플레이인원 : 2~4
플레이시간 : 60분
게임연령 : 10세 이상

다양한 테마의 반경을 갖고 있는 보드게임이지만, 그 중 탐사와 관련된 게임들은 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듭니다. 아직 알지 못하는 미지의 것을 발견한다는 측면에 있어서는 개척의 테마와도 일맥상통하지만 좀 더 지적인 느낌이 든달까요.


오리지널 [테베를 넘어서]

아무튼 고고학 탐사라는 테마에 있어서 정말로 기가막히게 맞아 떨어지는 시스템을 갖고 있는 게임이 바로 피터 프린즈의 [테베를 넘어서 (Jenseits von Theben)]입니다.

피터 프린즈는 사실 유명한 작가는 아닙니다. 적어도 2004년 [테베를 넘어서] 이후의 행보를 생각하면 말이죠. 그만큼 2004년 에센 슈필에 홀홀단신으로 들고 나왔던 [테베를 넘어서]는 현장에서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얻게 되었고, 이후 메이져 게임사인 퀸 게임스가 판권을 사서 새로운 디자인으로 2007년에 다시 발표됩니다. 그리고 프린즈의 행보는 거기까지 입니다. 디자이너는 정체 되었고, 게임의 명성만 남게된 셈이죠.

 

이후 인터내셔널 판인 [테베(Thebes)]로 재탄생하면서 [테베를 넘어서]의 명성은 더욱 더 널리 퍼져나갑니다. 사실 퀸게임즈의 리프린트 단계에서 [테베]는 많은 룰 보강을 거쳤습니다. 여기에 베테랑 아티스트인 미하엘 멘젤의 아트워크, 깔끔하고 정갈한 콤포넌트 구성, 메이져 게임사인 퀸의 마케팅 까지 곁들여지면서 실제로 게임이 만들어진지 4년여가 지난 뒤에 뒤늦은 빛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테베]로 게임을 통칭하겠습니다)

튼실한 구성물들



카드 사이즈는 작은 편입니다


평단의 반응들도 열광적이었습니다. 사실 대부분이 후보 지명에만 그치긴 했지만 독일 올해의 게임(DSP) 9위 등극, 올해의 게임(SDJ), 국제 게임 시상식 전략 게임 노미네이션 등 그 전적은 화려했습니다. 독특하게도 [테베]는 일본에서도 인기를 얻어서 2007년에 '초보자를 위한 게임'에 2위, '가장 혁신된 게임'에 3위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테베]는 탐사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고고학자가 되어서 귀한 유물들을 발견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유물에 부여된 점수가 플레이어의 점수가 되지만, 아울러 갖춰진 유물들로 전시회를 열어서 추가 점수를 획득할 수도 있습니다.

초기 셋팅

그러나 단순히 유물 탐사만 해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게임의 모토는 바로 '아는 것이 힘이다'입니다. 플레이어들은 대도시인 모스크바나 빈, 런던, 베를린 등에 있는 유수의 대학들을 찾아다니면서 자신이 발굴하려는 지역에 대한 사전 연구를 해야합니다. 그리고 이 사전 연구를 많이 할수록 값진 유물을 발굴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집니다.

 

따라서 게임보드는 크게 '연구'를 위한 도시들, 그리고 '발굴'을 위한 문명지역 두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연구를 위한 도시들을 돌아다니면서 가능한 많은 연구서적-다시말해 카드들을 획득해야합니다. 그리고 어느정도 필요한 연구가 다 되었다 싶으면 이제 발굴의 현장으로 나서는거죠.

[테베]의 맵

연구지역들


발굴지역들



[테베]의 참신한 면은 시간개념입니다.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 혹은 해당 도시에서 필요한 연구 서적(카드)을 획득함에 있어서 명시된 만큼의 주(week)가 소요되는 거죠. 따라서 먼데 있는 도시로 갈수록, 그리고 책이 많이 그려져 있는 카드를 획득할 수록 주의 소요는 점점 더 많아집니다. 그리고 너무 많은 주를 소요한 사람은 플레이 순서에서 뒤쳐지게 됩니다.

이것이 시간 마커. 각 숫자는 주를 나타냅니다. 24주, 25주...


빨간 플레이어가 로마로 옵니다. 이동 한 칸에도 1주 소요.


또, 로마로 가서 녹색 연구를 하는데 1주가 소모됩니다. 다시말해 1주를 소모하면 카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노란색 연구가 아주 활발한 플레이어.


여러지역에 연구 투자를 한 플레이어.


그리고 게임의 백미인 발굴! 이곳에서 사용되는 것은 [테베]의 특징인 시간바퀴입니다. 이것은 일종의 계산용도입니다. 현재 발굴 현장에 해당하는 연구서적의 수량-다시말해 카드에 나와있는 해당지역 색깔의 책의 갯수을 고정시키고, 이 곳에서 몇 주 동안 발굴 작업을 할 것인지를 선택하면 그만큼 캐낼 수 있는 유물의 갯수가 결정됩니다.

파란색 플레이어가 이집트로 갑니다.


이집트(노란색) 지역의 연구수치는 모두 8입니다. (우측의 조커 포함)


그리고 시간바퀴. 연구수치가 8일때 소모하는 주차에 따라 꺼낼 수 있는 타일의 갯수가 표시됩니다.


그리고 발굴은? 진짜 발굴하는 분위기로 진행됩니다. 해당지역 색깔의 주머니에 손을 넣어서 발굴할 수 있는 만큼의 유물 타일을 꺼내는거죠. 그리고 꺼낸 유물에 명시된 점수는 바로 게임이 끝난후의 점수로 연결 됩니다.


[테베]를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것은 주머니 안에 있는 빈 타일입니다. 다른 유물과 달리 이 타일은 아무 점수도 없는 빈 타일입니다. 게다가 이 타일은 발굴 즉시 다시 주머니로 되돌립니다. 누군가 다섯개를 뽑았는데, 두 개가 유물 타일이고 세 개가 빈 타일이라고 가정해보죠. 그 세 개는 다시 주머니로 되돌려집니다. 따라서 해당 발굴지를 더 늦게 발굴 할수록 발굴시 헛탕칠 확률이 점점 높아지는 것이죠.

다섯개 꺼냈는데, 세 개는 꽝.


두 개의 유물만 갖고, 세 개는 되돌립니다.



결국 [테베]는 이런점에 있어서 타일 뽑기 운이 작용하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많은 좋은 게임들이 그렇듯이 [테베] 역시 선점이라는 행동을 통해서 이 운을 어느정도 통제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고 있고, 이것을 통해서 초보자나 숙련자가 적당히 어우러지기 좋은 게임이 됩니다.


플레이 인원수에 따라서 3년 혹은 2년이 됩니다.

 

런던에서의 전시회 빨간색 유물 한 개와 노란색 유물 두 개기 필요합니다. 이것으로 4점 획득.

게임은 이렇게 3년 동안 진행이 됩니다. 어느정도 플레이어들이 유물을 소요하게 되면 적당한 시기에 나오는 전시회 카드로 추가 점수를 얻을 수 도 있습니다. 다만 전시회 카드를 얻기 위해서는 해당 전시회를 열기 위해 필요한 유물들이 있어야 합니다. 유물 발굴이 여의치 않을때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거죠.


이동에 도움을 주는 아이템들도 있고...

연구나 발굴에 도움을 주는 아이템들도 있습니다.


그 외에 종류별로 모을시에 추가 점수를 주는 학술 회의, 발굴이나 이동시에 혜택을 주는 아이템 카드등이 가미되어 원활한 게임을 돕기도 합니다.

 

참신하고 기발한 개념이 가미된 게임이지만, 이런 개념들이 고고학과 유물탐사라는 테마에 훌륭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초보자들에게 어필하기도 쉬운 게임입니다. 아이템 카드같은 '잔 룰'과 초기 셋팅의 번거로움이 다소 있기 때문에 이것이 오히려 초보자들에게는 맹점이 될 수 있지만 이 단계를 지나면 그럭저럭 룰 숙지가 어려운 게임은 아닙니다.

바르샤바에서 눈치를 보고 있는 두 고고학자. 시간은 흘러갑니다.

 

일반적으로 3인플이 적당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카탄]처럼 4인플이 그다지 북적한 편도 아니고, 특히나 2인 플레이 역시 쏠쏠한 재미를 주는 편이라서 여러모로 입문자들이 [카탄]이나 [티켓 투 라이드]에 이어서 본격적인 전략게임의 묘미를 알아가기에 좋은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