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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러시아의 체스 여제(女帝) - 알렉산드라 코스테니우크



참으로 불순한 이야기지만 스포츠계의 여자 영웅들은 단순히 그들의 실력 외에도 외모에 대한 관심들이 덩달아 따라 옵니다. 물론 상관관계는 없습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잘하는 사람이, 출중한 외모를 갖고 있다면 사람들의 관심이나 호응이 갑절로 따라오는 것이 세상입니다. 성공한 스포츠 스타들은 그 여세를 몰아 아예 자신의 화보를 찍으면서 정점을 찍기도 하죠. 국내에서도 당구스타 차유람, 골프스타 미셀 위가 떠오르는군요. 특히나 여성 스타들이 많은 테니스계는 두말할 나위도 없고요.

두뇌 싸움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체스계에도 미녀 스타가 있습니다. 러시아 태생인 알렉산드라 코스테니우크(Alexandra Kosteniuk)가 바로 그녀입니다.

1984년 생인 그녀는 5살때부터 아버지를 통해서 체스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그녀의 여동생인 옥산나 코스테니우크 역시 아버지의 영향으로 같이 체스를 시작했고, 월드 체스 연합인 피데이(FIDE)의 등급에서 마스터 레벨인 고수이기도 하지만, 언니처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알렉산드라는 17살이었던 2001년에 세계 여성 체스 챔피언 쉽의 최종결승까지 갔지만 자신보다 열살 많았던 중국의 주 첸에게 패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2005년의 러시아 여성 체스 챔피언, 변형룰이 도입된 체스960 챔피언쉽의 우승으로 승승가도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그리고 2008년 한번 고배를 마셨던 세계 여성 체스 챔피언쉽에서도 우승을 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때 결승에서 만났던 선수 역시 중국선수인 후 이판이었습니다.


2004년에는 국제 그랜드마스터의 작위를 얻었습니다. 이로서 세계 체스 연합의 최상위에 오르는 열번째의 여성 멤버가 되었습니다. 앞서 얘기한 피데이는 체스 혹은 바둑 선수들의 기술을 그들의 대국을 통해 수치로 나타내는 등급제를 만들고 있는데, 코스테니우크는 최고 등급인 시니어 마스터(2400 이상)로서 최고 기록 수치는 2540 이었습니다. (아까 이야기했던 그녀의 동생 옥산나가 갖고 있는 마스터 레벨도 2200에서 2399까지의 상위 클래스입니다.)


여기서 그녀의 체스 대전 장면을 동영상으로 보시죠. 프로들의 체스 대전 장면입니다.


체스를 하는 건지... 끝나고 말을 치우는건지 분간이 안가는군요.


코스테니우크의 인생 슬로우건은 두가지 입니다. 하나는 "체스는 멋진 것이다" (Chess is Cool) 이는 그녀가 등장하는 상품이나 웹사이트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는 문장이기도 하고, 아울러 그녀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프로그램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그녀의 블로그(http://kosteniuk.com). 오른쪽 위에 'CHESS IS COOL'이 보이죠?



또 하나는 "미(美)와 지(智)는 동반될 수 있다"입니다. 굉장히 직설적이죠? 코스테니우크는 이런 모토로 패션모델로서와 활동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의류 홍보를 위한 모델이라기 보다는 체스가 테마로 가미된 모델 활동을 하면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체스 홍보 대사로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늘 강조하길 '체스가 주업, 모델은 부업'이라고 한다네요)

뭘 들고 있나 했더니...


체스계의 수퍼스타답게 그녀의 이름을 건 프랜차이즈 역시 화려합니다. 일단 체스 게임은 말할 것도 없겠죠. 이글 게임스에서 나온 [알렉산드라 코스테니우크의 체스]를 비롯해 체스 프로그램, 휴대용 체스 게임기 등 체스 관련 상품은 물론이고, 지적인 면면을 부각할 만한 여러 제품들의 모델로도 활동을 했습니다.

이글 게임스에서 나온 체스 세트


또 어린이들을 위한, 혹은 어른들을 위한 체스 교습 DVD 역시 베스트 셀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1월에는 그녀의 첫번째 책인 [체스 여왕의 일기 (Diary of Chess Queen)]가 출간 되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낯익은 브랜드죠?

 

이 체스의 여왕은 지난 2007년, 25살 연상인(헉) 디에고 가르시스와 결혼을 했고, 슬하에 예쁜 딸 하나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귀여운 딸인 프란체스카 마리아의 출산은 그녀의 삶에서 큰 위기의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출산을 2개월여 앞두고 조산이 되는 바람에 산모까지도 위험했던 것이죠. 다행히 아기는 건강하게 태어났고, 코스테니우크 역시 다음 타이틀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참가해서 팬들을 한숨 돌리게 했습니다.


현재 코스테니우크 가족은 플로리다에서 살고 있고, 코스테니우크는 돌아오는 12월, 자신의 세계 여성 체스 챔피언쉽의 타이틀 방어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체스 여제의 건승을 기대해 봅니다.

(사진출처 : chesspic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