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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리드미컬한 눈치 싸움 [아스루스]


디자이너 : 갈기머리
퍼블리셔 : 피스 크래프트
게임 인원 : 3~10 명
게임 시간 :  15분
게임 연령 : 7세 이상


요즘엔 유명한 명작 게임의 카드 버젼들도 많이 나와서 카드 게임도 나름 전략적이 되었지만, 아무래도 카드 게임의 묘미는 간결함에 있는듯 합니다. 카드게임에 늘 동반되는 장점이 휴대성인 것을 감안한다면 게임의 간결함은 필수 요소이겠죠.

국내 퍼블리셔인 피스 크래프트의 [아스루스] 역시 이런 카드게임의 잇점을 최대한 살리고 있는 게임입니다. 한 번의 플레이 시간 소요도 길지 않고, 게임 자체도 카드 운영 만큼이나 틈새를 노리는 눈치싸움도 적절히 배합되어 있는 작품입니다.

카드 외에 유리스톤이 들어있어서 묵직합니다.


귀여운 카드의 일러스트들은 디자이너인 갈기머리가 직접 그렸다고 합니다.

 

수출을 염두해서 특수카드가 영어로 적혀있긴 합니다. 다만 특수 카드 종류가 5개 뿐이므로 숙지하는데 어렵지는 않습니다.

 

아름다운 유리스톤. 실질적으로는 점수 카운팅 용도입니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아스루스]내의 숫자 카드 분포를 미리 파악하면 편리합니다. 1부터 15까지의 숫자들이 있는데, 이 카드들이 가장 가운데 숫자인 8로 갈수록 점점 늘어납니다. 다시말해 1과 15카드는 한 장씩, 2와 14카드는 두 장씩... 이런 식으로 8로 갈수록 카드가 점점 늘어납니다. 8은 모두 8장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렇게 분포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기본 카드 배분은 플레이 인원수에 따라 정해진만큼의 숫자카드, 특수카드, 유리스톤을 받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5인플까지는 특수 카드를 2장씩, 그 외에는 한 장씩 받는데 이 특수 카드는 플레이 중 한 번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게임이 시작되면 카드 더미에서 하나를 오픈시킵니다. 그리고 이것이 '목적지'카드입니다. 위의 사진에서는  6이 목적지가 되었죠.

사실상 [아스루스] 기본 게임의 플레이는 목적지 카드에 대한 개념만 익히면 됩니다. 모든 플레이어들은 이 목적지 카드의 숫자에 최대한 가까운 (같은 것이 아닌 가까운) 숫자를 내면 됩니다. 이게 기본 개념입니다. 위의 경우에는 '5'가 되겠죠. 그렇다고 5를 내면 다 되는 것이냐.... 물론 아닙니다.


각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핸드에 있는 카드 중 한 장을 보이지 않게 내려 놓습니다. 요지는 하나. 목적지 카드에 최대한 가깝되 다른 플레이어가 낸 카드와 거리가 같지 않도록 내야 합니다.

'거리'란 목적지 카드와 자신이 낸 카드의 차이의 절대값을 의미합니다. 이를테면 목적지가 6일때 4를 냈다면 거리가 2가 되겠죠. 마찬가지로 8을 내도 거리는 2가 됩니다. 일단 이번의 결과를 보죠.


플레이어들이 낸 카드 중 7을 낸 사람이 두 명 있습니다. 이들의 거리는 '1'로서 동일하기 때문에 아웃이 됩니다. 8을 낸 플레이어의 거리는 2, 9를 낸 플레이어의 거리는 3입니다. 따라서 이번의 승자는 8을 낸 플레이어가 됩니다.

승자의 혜택은 물론 점수입니다. 승자는 자신의 카드로 만들어진 '거리'만큼의 유리스톤을 뺐어옵니다. 이 경우는 2. 따라서 다른 플레이어들로 부터 2씩을 가져와서 이번 라운드에서 6점을 획득합니다.


그리고 승자가 낸 카드 '8'이 새로운 목적지가 됩니다. 간단하죠?

사실상 [아스루스]의 거리 계산 원칙은 너무나 간단해서 김이 새는 감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가깝게 가되 다른 사람과 겹치지 않는다'는 원칙은 수를 계산하기 보다는 지극히 눈치 싸움에만 의존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 수 있고요.

하지만 아까 게임 구성물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게임에서는 카드 분포에 따른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목적지 카드의 숫자에 따라 전후 카드들이 대략 전체 카드 중에 얼마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위와 같이 목적지가 6일 경우 이보다 큰, 혹은 작은 카드들이 꽤나 있는 편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눈치에만 맡겨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라운드가 거듭되면서 목적지 카드 숫자가 높거나 낮을때 다른 상대방들이 베팅할 수 있는 카드의 종류가 제한되어 있고, 또 지금까지의 라운드에서 사용된 카드들도 있으므로 어느정도 자신이 근접한 카드를 낼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가늠을 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이 가능성의 가늠은 몇 차례의 플레이로 확인되는 편이긴 합니다. 룰은 쉽지만 깨우치기 위한 약간의 접근성이 높다고나 할까요. 그러나 이 단계를 지나가면 이후로 게임은 굉장히 리드미컬하게 진행됩니다. 어떻게 보면 어느정도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특수카드를 제외하고 플레이하는 것도 괜찮을 법합니다.




[아스루스]에서 특수카드는 또 하나의 잔재미를 줍니다. 5종류의 카드가 2장씩 10장. 실질적으로 배분되는 카드 역시 대부분 다 파악이 됩니다. 게임이 끝날때까지 상대방이 쓸 수 있는 카드는 2장 혹은 1장. 따라서 특수카드에 의해 역공을 당하는 가능성도 생각을 해야합니다.

독특하게도 [아스루스]의 특수카드 사용은 일종의 예고사용입니다. 다른 카드와 같이 병행해서 내기 때문에, 이번에 상대방이 특수카드를 사용하는 여부를 미리 파악할 수 있는 것이죠. 따라서 이 경우에 일종의 대응책으로 특수카드를 쓰거나, 혹은 역으로 특수카드 사용을 철회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특수카드의 사용이 오직 한 번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특수 카드는 함께 낸 숫자카드를 보강해서 이번 라운드에서의 승리를 도모하게 합니다. 위의 'Majority' 카드의 경우 함께 낸 카드숫자가 제일 많을 경우 거리가 아닌 다수결의 원칙으로 승리를 하게 됩니다. 따라서 자신과 같은 카드가 나올 가능성이 많을 경우 사용하기에 좋겠죠.


카드 기능 가운데는 재밌는 것이 많습니다. 거리를 0.5 줄여주는 카드, 거리가 가장 먼 카드가 승리하게 만드는 카드... 어쨌든 종류가 5장 밖에 되지 않으므로 이를 조합해서 전략을 짜는 것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특수 카드의 사용 전략이 운을 뒷받침 해주기 보다는 역시 운을 타고 가는 면면이 없지않아 있다는 점입니다. 특수 카드 사용 자체가 이번 라운드의 완벽한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운이 따르는 것이 좋을 수 도 있겠지만, 특히나 특수 카드를 병행한 전략에 대한 기대가 팽배할때 사소한 차이로 아니한만 못하게 될 경우 김새는 느낌을 받을 수 도 있다는 뜻이죠.



적응이 안될때 점수 상으로 수세에 몰리기도 하지만, 나름 일발 역전의 기회도 많은 편입니다. 또 동률만 나왔을때 점수를 비축해놓는 룰도 있어서 해당 라운드의 경쟁을 더욱 불붙이기도 하죠.


[아스루스]의 룰들은 가변적입니다. 기본룰 자체는 간결하지만 목표 점수 설정이나 포함된 조커 카드에 특수한 기능을 부여해서 더욱 더 게임 체감의 진폭을 크게하는 설정도 있습니다. 실제로 퍼블리셔인 피스 크래프트에서도 자사의 웹사이트(http://www.piececraft.com)를 통해서 다양한 룰을 공유하는 것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인 갈기머리가 직접 디자인 한 카드의 일러스트도 앙증맞습니다. 또 별자리에 따른 표시, 그리고 1~15까지 배정된 숫자 카드들이 기본 구성품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서 비슷한 류의 게임들을 직접 룰을 설정해서 즐겨볼 수 도 있습니다.


일단 기본 룰 자체로는 어느정도 인원이 되어야 재밌는 편입니다. 동일한 카드의 분포가 넓어질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경우 오히려 숫자를 계산하고 내는 것 뿐만 아니라 카드를 낼때 블러핑 등을 요란스럽게 하면서 파티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도 권장할 만합니다.

게임 룰 자체는 지극히 간단하므로 인원이 많을때 즐기는 파티 게임류의 리스트에 올려 놓아도 좋을 법합니다.


아예 위처럼 쌈지 주머니에 넣고 파티 장소에 가서 친구들과 즐겨도 될 법 하고요. 연말연시 친구들과의 회동에 인원이 많아서 [카탄]이나 [파워 그리드]류의 게임을 돌리기에 부담이 된다면, [뱅] 류의 롤 플레잉 게임과 더불어 양념처럼 즐기기에 제격일듯 합니다.